작년에 성공리에 개최되었던「한국독립영화2004」는 스토리성이 있는 극영화에서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에서 아방가르드, 학생 작품에서부터 세련된 CG 작품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한 광범위하게 한국의 독립영화와 비디오 작품을 도쿄에서 소개한 것이었다.고맙게도 관객 여러분들이 상영된 작품들을 매우 흡족해 했다는 말을 듣고, 이에 또다시 획기적면서도 뛰어난 작품들을 상영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번 작품들은 대부분 지난해에 제작된 것들이다. 「욘사마」 팬들은 이런 작품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 외의 모든 분들에게는 큰 놀라움과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전 작품 일본어 자막 및 영어 자막으로 상영 예정)

  독립영화제작자들이 작품의 제작비를 구하고, 또 제작이후에 작품이 배급되고 상영되기까지, 매우 험난한 여정을 겪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미지포럼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관객들의 관심여부에 그 장래가 걸려 있는 재능있는 젊은이들에게 주목받을 기회를 마련해 주고자 열리는 것이다. 여기 있는 작품들은 실제로 관객 여러분들의 관심을 끌만한 것들이다. 하지만, 한층 더 나아가 이번 작품선정에는 더 큰 의도가 담겨 있었다. 최근2, 3년간 한국의 상업영화가 한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그 이면에서, 면면히 지속되어 왔던 독립영화의 흐름은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는 독립영화가 상업영화보다도 사실은 더 재미있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했다. 독립영화는 더욱 지적이고, 더욱 재미있으며, 더욱 섹시하고, 더욱 무섭다. 즉, 앞으로도 계속 매력적이며 볼 가치가 있는 영화들이라는 것이다.

  올해 선정된 작품들은4편의 장편 독립영화, 2편의 공동 프로젝트, 3편의 단편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작년처럼,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다채롭다. 정치적인 의도를 담은 수수께끼같은 스릴러, 아이들의 욕망과 욕구불만에 대한 이색적인 환타지(테라야마 슈지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향이 느껴지는), 동성애 경험에 관련된 이상하고도 슬픈 이야기, 소비사회의 논리를 강렬한 유머로 파괴하는 작품, 한국과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연로한 자매 사이에 주고 받는 비디오 레터, 마초적인 남자들의,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화장실에서의 폭력, 역사로부터 배우는 교훈에 대한 깊이 있고 인상적인 에세이 등등. 그렇다, 정말 뛰어난 애니메이션들도 있다. 여러분, 꼭 감상하시기를!

토니 레인즈
(영화평론가,「한국독립영화2005」프로그래머/런던 거주)